올케언니

처음 얼굴을 마주하던 때가 21살때였을 것이다.
그러니 벌써 10년이 지난거다. 10년 중에 절반이상은 아침저녁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왔을터이고.
가끔은 소심하고, 가끔은 세침하고, 가끔은 답답하고, 가끔은 융통성없고,
그리고 언제나 착하고..
같이 살면서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익숙해져온 사이다.
이제는 그런 언니와 떨어져 살 날이 다가오고 있다.

‘아가씨를 이제는 보내야할것 같다며 나의 결혼을 앞당기려 하기도 했던 언니다.
친동생같았으면 이대로 보고만 있었을까라며 내게 묻기도 했던..
이건 아닌것 같다고.. 이젠 보낼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던..’
그렇게 말하던 언니가 며칠전에는 정말 서운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이미 절반의 짐이 없어져 버린 내 방이 몹시 허전해보였나보다.
잘 청소되고 정돈되어진 내 방을 보고 잇으니 맘이 이상하단다.
든사람은 몰라도 난사람은 티가 난다고..
아마도 내가 가버린 얼마동안은 언니는 방안에서 혼자 생각에 잠기곤 할것이다.
아님, 바쁜 일상에 묻혀 어느새 잊혀진 사람이 될 수도 잇고.

미리 언니는 내게 양해를 구한다.
주위에 무심한 성격인 탓에 어쩌면 전화연락도 자주 못할 거라고,
전화를 하고 싶어도 시댁의 어려움이 걸려서 전화를 하는것도 조심스러울것이라고,
자주 연락을 못해도 서운해하지 말란다.
그러면서도 내가 연락을 안하면 서운할거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동이 터오는 줄도 모르고 밤새 이야기 했던적을 떠올린다.
지금까지 나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주었던 사람이다. 내 수다를 받아주었기에
이것저것 신변잡기를 늘어놓았겠지.

지금은 언니가 걱정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본다는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기때문이다. 이제 겨우 무릎으로 길 줄 아는 9개월된 조카, 1학년의 철이 들기엔
아직도 어린 8살의 조카는 직장을 다니는 언니에겐 걱정거리다.
나의 결혼과 더불어 직장, 아이들 모두 복잡하게 얽혀있는것이 좀 걱정되긴 하지만
언니가 큰 근심없이 잘 해결했으면 하는 맘이다.

결혼을 한후에도 난 아마 전화를 걸어 항상 그랬듯이 수다를 떨겠지.
아님 여의치 않을 수도 있고..
그래도 서먹해질것을 걱정하는 언니를 위해서라도 자주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른이 넘을때까지 나이든 시누이를 거두는 쉽지 않은 일을 한 올케언니기에
아마도 결혼식날 내맘은 남다르지 않을까?

언니가 언제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럴려면 오빠가 속상하게 하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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